많은 분이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는 우리가 가진 이 고정관념에 중요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근육 손실은 단순한 외형의 변화를 넘어,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의 시작점일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운동을 통해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 '바이글리칸(Biglycan)'이 근육 자체뿐만 아니라 간 건강까지 보호하는 핵심 인자라는 점이 규명되면서, 노년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은 이제 '근육 강화'를 넘어 '전신 대사 보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바이글리칸, 근육에서 간으로 이동하는 생명의 메신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진은 노화 과정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마이오카인(Myokine)'의 정체를 추적했습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이 운동할 때 혈액으로 분비하는 일종의 호르몬으로, 체내 염증 조절과 면역력 강화, 심지어 뇌 기능 향상에도 관여하는 핵심 물질입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이오카인의 일종인 '바이글리칸'에 주목했습니다. 노화된 쥐를 대상으로 4개월간 꾸준히 운동을 시킨 결과, 근육 내 바이글리칸 양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근기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근육에서 생성된 이 바이글리칸이 혈액을 타고 간(Liver)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입니다. 간으로 전달된 바이글리칸은 노화로 인한 지방간 현상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우리 몸이 개별 장기의 집합체가 아니라, 근육이라는 '천연 제약 공장'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근육이 건강해야 간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 발견은, 운동이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수단이 아니라 전신 대사 건강을 조율하는 핵심 열쇠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 줍니다. 결국 바이글리칸은 근육과 간을 잇는 생명의 메신저이며, 이 메신저를 활발히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동력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근감소증, 단순 노화가 아닌 사망 위험 3배 높이는 질환
국내에서 수행된 메타분석 및 대규모 통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13.1%가 이미 근감소증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령대를 좁혀 70~84세 사이의 남성 노인 집단을 살펴보면, 무려 5명 중 1명(21.3%)이 이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와 마주하게 됩니다. 여성 노인의 경우에도 13.8%라는 적지 않은 비율이 근감소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근감소증이 더 이상 개인의 선택적 관리나 운동 부족 정도로 치부될 사안이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차원의 공중보건 문제임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기력이 없다'는 주관적 느낌을 넘어, 양적인 근육의 소실은 물론 근력과 근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어 일상 수행 능력이 상실되는 명백한 '질환'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노인성 만성질환의 예후를 급격히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한 성인에 비해 사망 위험을 약 3배 이상 높이는 치명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합니다.
비평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동안 우리 사회는 노년의 삶의 질을 논할 때 주로 경제적 여유, 사회적 관계망, 혹은 단순한 의료 접근성만을 강조해 온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질병관리청의 연구 결과는 '허벅지 근육량'과 같은 생물학적 기초가 노년의 생존과 삶의 가치를 좌우하는 가장 본질적인 지표임을 입증합니다. 경제적 자산이 노후의 생활을 지탱하듯, 근육은 우리 몸의 대사를 지탱하는 '생물학적 자산'과도 같습니다.
물론 근육량이 모든 노인 질환을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근육이라는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 바이글리칸이라는 다장기 보호막이 형성되지 않고, 이는 간을 포함한 전신 장기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근감소증 예방은 단순한 미용이나 취미 활동 수준의 체력 관리를 넘어, 우리 몸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만성질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가장 경제적이고도 확실한 건강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육을 저축하는 일이야말로 노년의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지방간 완화까지, 운동이 만드는 다장기 보호 효과
이번 연구의 가장 혁신적인 지점은 근육의 활동이 간의 지방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입니다. 흔히 지방간 관리라고 하면 절주나 식단 조절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는 근육을 움직여 바이글리칸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필수적인 관리 항목으로 추가되어야 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겨울철에도 개인별 맞춤형 운동과 영양 관리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근감소증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습니다.
다만, 이 훌륭한 발견 뒤에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실무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첫째, 바이글리칸 분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 중 어떤 조합이 더 효율적인가?
- 둘째, 이미 근감소증이 깊어진 고령층에서도 단기간의 운동을 통해 바이글리칸 수치를 유의미하게 회복할 수 있는가?
- 셋째, 특정 영양소 섭취가 이 호르몬 활성화에 어떤 시너지를 줄 수 있는가?
이러한 후속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개인별 맞춤형 근감소증 예방 프로토콜이 더욱 정교하게 개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노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운동을 통해 내 몸속의 바이글리칸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실천하는 스쾃 한 세트가 내일의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하고 부작용 없는 처방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추운 겨울철일수록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적절한 근력 운동과 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병행한다면, 근감소증과 지방간이라는 두 가지 위협으로부터 우리 몸을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및 면책 조항]
- 기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 보도자료 제목: 건강한 노화의 지름길, 운동으로 근육과 간 기능도 지켜요(보도자료 바로가기)
- 알림: 이 포스팅은 질병관리청의 공공누리 제1유형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분석을 더해 재구성되었습니다.
- 주의: 본 정보는 교육 및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의의 진료나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건강 상담이나 치료는 반드시 의료 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이 포스팅은 질병관리청의 공공누리 제1유형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분석을 더해 재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