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뼈를 잘라낸다는 게 무서웠습니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결정하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좀 더 지켜보고 수술을 결정하자고 하셨습니다. 진통제만 받고 한 달 뒤로 검사 일정과 진료일을 잡았습니다. 집에 오면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내 뼈를 잘라내고 인공관절을 넣는다는 게 무섭고 슬펐습니다. 근데 이렇게 아프면서 계속 지내야 하는 게 너무 답답하고 암담했습니다.
수술을 하는 게 정말 잘한 선택일까. 매일 매 순간 고민했습니다. 살 만하면 그냥 지낼까 하다가, 참을 수 없이 아픈 통증이 오면 당장 수술할 거라고 다짐하고. 그런 반복이었습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워 남편도 같이 울었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때 생각하면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습니다
한 달 뒤 정형외과 진료를 봤습니다.
검사 결과가 더 안 좋았습니다. 수술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수술 날짜를 잡으려는데, 6개월 후에나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막막했습니다. 이 상태로 6개월을 버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 사회적으로 의료계에 일이 있던 때라 교수님 혼자 수술을 하셔야 해서 많이 밀려있다고 하셨습니다.
6개월 후로 날짜를 잡고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매일이 울고 웃는 날의 반복이었습니다. 갈수록 상태는 안 좋아졌습니다. 차가 아니면 이동이 쉽지 않은 상태로 변해갔습니다.
남편이 목발을 사줬습니다. 걷는 게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체중을 분산시키니까 그나마 걷는 게 좀 덜 힘들었습니다. 그때 목발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울며 사정했습니다
진료를 잡은 지 두 달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진료를 보러 갔습니다. 교수님도 제 모습에서 심각함을 느끼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좀 빨리 어떻게 해달라고.
교수님이 스케줄을 조정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수술하시는 날이 아닌데 날짜를 잡아주셨습니다. 그날로부터 한 달쯤 뒤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조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수술 이틀 전에 입원해서 여러 검사를 받았습니다. 입원 일주일 전에도 다른 질환 관련 과들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수술 가능하다는 소견들이 필요했습니다.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긴장됐지만, 이렇게 아픈 것보다 빨리 수술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 회복실이었습니다
양쪽을 한 번에 하지 않았습니다. 상태가 더 안 좋았던 오른쪽을 먼저 했습니다.
수술 시간은 3시간 정도였습니다. 눈을 떴을 때 회복실이었습니다. 물론 아팠습니다. 근데 아픈 데 이력이 난지라 이 정도 아픈 건 아픈 것도 아니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픔이 지나면 그 끔찍했던 통증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에 잘 참았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켰습니다. 뼈를 잘라냈는데 다음 날부터 앉고 일어서는 게 가능했습니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아 걸었습니다. 혼자 걷는 게 아니라 기구에 의지해서였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그 말할 수 없이 끔찍했던 통증이 없어진 거였습니다. 수술 부위만 아팠습니다. 열흘 입원 후 퇴원했습니다. 회복은 빨랐습니다.
안 아프니까 살겠더라고요
오른쪽이 회복되면서 느낀 건 왼쪽도 빨리 수술받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정형외과 진료가 있던 날 왼쪽 수술 결정을 말씀드리고 3개월 후로 날짜를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 수술해 봐서 더 무서웠겠다고 했는데, 저는 아니었습니다. 안 아플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더 빨리 수술받고 싶었습니다. 눈 뜨면 다 끝나있을 걸 아니까.
왼쪽도 오른쪽과 똑같은 절차를 밟고 수술받고 회복했습니다.
수술 후 한 달 정도까진 앉고 서고 걷는 게 다소 불편했습니다. 누워도 돌아눕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양반다리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고, 바닥에도 앉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바닥에 앉아본 적이 없습니다. 식탁생활과 침대를 씁니다. 아프면서 생활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요즘 인공관절은 30년 이상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되도록 오래 쓰려면 필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왼쪽도 회복하면서 완전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에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강에서 열심히 걷고 왔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N) 수술 기록
| 항목 | 상황 정리 |
| 수술 결정 시기 | 두 번째 정형외과 진료, 검사 결과 악화 후 |
| 수술 대기 | 원래 6개월 대기, 교수님 스케줄 조정으로 단축 |
| 수술 순서 | 오른쪽 먼저, 3개월 후 왼쪽 |
| 수술 시간 | 약 3시간 |
| 입원 기간 | 각 10일 |
| 수술 후 변화 | 끔찍했던 통증 사라짐, 다음 날부터 워커(보행기), 목발로 보행 가능 |
| 생활 변화 | 바닥 생활 금지, 식탁과 침대 사용으로 전환 |
| 현재 | 일상생활 가능, 꾸준히 걷기 운동 중 |
자주 묻는 질문
Q. 대퇴골 무혈성 괴사는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운동과 재활을 먼저 시도했습니다. 다만 진행이 많이 됐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까지 왔을 때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수술 여부와 시기는 담당 의사와 본인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인공관절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저는 가능합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걸을 수 있었고, 회복도 빠른 편이었습니다. 다만 바닥에 앉거나 양반다리 같은 특정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인공관절을 오래 쓰려면 생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Q. 수술이 무섭지 않으셨나요?
처음엔 무서웠습니다. 내 뼈를 잘라내고 인공관절을 넣는다는 게 두려웠습니다. 근데 통증이 너무 심해지면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빨리 낫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두 번째 수술은 오히려 빨리 받고 싶었습니다. 안 아플 생각을 하니까요.
마무리
수술 전 처음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일상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걸 경험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한테는 수술이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완벽했던 내 다리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덜 회복된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한강을 걷고 왔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루푸스와 함께 살면서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다음 기록에서는 그중 하나, 시간 순서로는 대상포진과 신염 사이에 있었던 일을 씁니다.
※ 이 글은 루푸스를 진단받은 환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을 대체하지 않으며, 건강 관련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