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체중이 갑자기 늘거나 유난히 피곤할 때 "혹시 갑상선에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을 가볍게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직접 마주했던 신호는 조금 달랐습니다. 바로 목소리의 변화였지요. 처음엔 그저 일 때문에 피곤해서 목이 잠기나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쉰 목소리와 삑사리가 몇 달간 이어졌지만, 따뜻한 음료나 약을 챙겨 먹으며 금방 나아지길 바랐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평범한 피로와 잠긴 목소리 뒤에는 갑상선암이라는 거대한 폭풍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때를 돌아보면 참 기가 막힐 정도로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듣고서야 초음파를 찍었는데, 모양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조직검사까지 받게 되었지요. 사실 검사를 받을 때부터 마음 한구석에서는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주일 뒤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실에 들어가서야 오른쪽 갑상선만 절제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다행히 림프선 전이가 없어 방사선 치료는 면했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씬지로이드를 복용하며 갑상선 저하증과 함께 살아오고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이 일상을 바꾸는 방식
우리 몸의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마치 우리 몸의 모든 시계가 느리게 돌아가는 듯한 대사 저하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전신의 대사 과정이 지연되면서 추위를 유난히 견디기 힘들어하고, 자고 일어나도 몸이 묵직하게 붓는 증상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피로감과 더불어 식사량이 늘지 않았음에도 체중이 조금씩 증가하고, 장운동까지 느려져 변비가 생기는 등 일상의 질이 서서히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월경량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많아지는 변화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20대 시절, 일에 치여 사느라 늘 피곤했기에 이러한 신호들을 그저 직장인의 고질병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목소리가 잠기고 쉰 소리가 몇 달간 지속되면서야 비로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습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목에 좋다는 약을 아무리 챙겨 먹어도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목소리가 갈라지는 빈도만 높아졌습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목소리 톤 자체가 낮아지고 말이 어눌해질 정도로 느려지며, 인지 능력까지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호르몬 결핍의 속도가 완만하면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저처럼 수술 후에 갑자기 호르몬 공급이 중단되거나 약 복용을 소홀히 하면 그 증상은 기다렸다는 듯 뚜렷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약을 거르지 않지만, 여전히 남들보다 쉽게 지치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들을 마주하며 갑상선 건강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진단 과정과 원인 파악하기
갑상선 기능의 이상은 다행히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낮아지면 뇌에서 이를 보충하라는 신호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많이 내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상 실제 호르몬 수치는 낮고, 자극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면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받게 됩니다.
이러한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주범으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 불리는 자가면역 질환이 꼽힙니다. 내 몸을 지켜야 할 면역 체계가 어떠한 이유로 갑상선을 적으로 오해해 공격하는 것인데, 이는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가족 중에 갑상선 내력이 있다면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자가면역 외에도 저처럼 암이나 결절로 인해 수술을 받거나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은 경우, 혹은 특정 약물의 영향으로 기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당시 초음파 검사에서 결절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는 소견을 듣고 조직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던 그 일주일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갑상선암이라는 선고를 받았고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전절제 여부를 고민했으나 다행히 림프선 전이가 발견되지 않아 오른쪽 한쪽만 절제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암이라는 공포를 걷어내고 나니, 이제는 남겨진 절반의 갑상선과 약 한 알로 평생을 버텨내야 하는 새로운 삶의 숙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 방법과 평생 관리의 현실
부족한 호르몬을 약으로 채워주는 치료법은 겉보기엔 아주 단순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은 흡수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음식물이나 다른 약물에 의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이 쉽게 방해받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최소 한 시간은 기다려야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매일 아침마다 내 몸과 정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 비타민 보충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평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 대부분은 평생 복용을 권고받으며, 저처럼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됩니다. 가끔 수치가 좋아져 약을 끊어보는 분들도 계시지만, 언제든 다시 저하증이 찾아올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 검사는 일상의 의무가 됩니다.
20년 넘게 약을 먹으며 제가 깨달은 진실은, 약 한 알이 활력을 완벽하게 되돌려주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수치는 정상이라도 때때로 찾아오는 무력감이나 추위, 소소한 붓기들은 약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빈틈 같습니다. 결국 스스로 약을 조절하지 않고 의료진과 긴밀히 소통하며,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평생 관리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합병증과 심리적 상처까지
갑상선 기능을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나타나는 합병증은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점액 부종 혼수라는 상태에 빠지면 의식이 흐려지고 혈압과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조기 진단이 발달해 이런 상황까지 가는 일은 드물지만, 그만큼 정기적인 검사와 꾸준한 약 복용이 얼마나 중요한 안전장치인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찾아온 진짜 합병증은 몸의 통증보다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심리적인 상처였습니다. 20대 여성이 목 정중앙에 선명한 수술 흉터를 남긴 채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면 시선이 내 목의 흉터로 꽂히는 것만 같아 늘 위축되었고,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서도 목을 가리는 스카프를 고집하며 스스로를 가두기도 했습니다. 흉터가 아무는 시간보다 그 흉터를 내놓고 당당히 걷기까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렸습니다.
갑상선 관리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닐지 모릅니다. 약을 잘 챙기고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묵묵히 견뎌내는 나 자신을 다정하게 안아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관리의 무게는 환자 혼자 짊어지게 되지만, 그 시간을 통과하며 얻은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언젠가는 또 다른 치유의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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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면책 조항]
영상 제목: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혹시 갑상선기능저하증인가요?💡 증상·진단·치료 총정리
채널명: 아주대병원TV
참고 링크: https://youtu.be/ttgw3d06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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