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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 경험 기록 #16: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경험)

by slejuju 2026. 5. 27.

내 뼈를 잘라낸다는 게 무서웠습니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결정하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좀 더 지켜보고 수술을 결정하자고 하셨습니다. 진통제만 받고 한 달 뒤로 검사 일정과 진료일을 잡았습니다. 집에 오면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내 뼈를 잘라내고 인공관절을 넣는다는 게 무섭고 슬펐습니다. 근데 이렇게 아프면서 계속 지내야 하는 게 너무 답답하고 암담했습니다.

수술을 하는 게 정말 잘한 선택일까. 매일 매 순간 고민했습니다. 살 만하면 그냥 지낼까 하다가, 참을 수 없이 아픈 통증이 오면 당장 수술할 거라고 다짐하고. 그런 반복이었습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워 남편도 같이 울었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때 생각하면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습니다

한 달 뒤 정형외과 진료를 봤습니다.

검사 결과가 더 안 좋았습니다. 수술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수술 날짜를 잡으려는데, 6개월 후에나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막막했습니다. 이 상태로 6개월을 버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 사회적으로 의료계에 일이 있던 때라 교수님 혼자 수술을 하셔야 해서 많이 밀려있다고 하셨습니다.

6개월 후로 날짜를 잡고 잘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매일이 울고 웃는 날의 반복이었습니다. 갈수록 상태는 안 좋아졌습니다. 차가 아니면 이동이 쉽지 않은 상태로 변해갔습니다.

남편이 목발을 사줬습니다. 걷는 게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체중을 분산시키니까 그나마 걷는 게 좀 덜 힘들었습니다. 그때 목발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목발을 짚고 걷는 모습
목발 없이 걷기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울며 사정했습니다

진료를 잡은 지 두 달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진료를 보러 갔습니다. 교수님도 제 모습에서 심각함을 느끼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좀 빨리 어떻게 해달라고.

교수님이 스케줄을 조정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수술하시는 날이 아닌데 날짜를 잡아주셨습니다. 그날로부터 한 달쯤 뒤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조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수술 이틀 전에 입원해서 여러 검사를 받았습니다. 입원 일주일 전에도 다른 질환 관련 과들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수술 가능하다는 소견들이 필요했습니다.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긴장됐지만, 이렇게 아픈 것보다 빨리 수술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 회복실이었습니다

양쪽을 한 번에 하지 않았습니다. 상태가 더 안 좋았던 오른쪽을 먼저 했습니다.

수술 시간은 3시간 정도였습니다. 눈을 떴을 때 회복실이었습니다. 물론 아팠습니다. 근데 아픈 데 이력이 난지라 이 정도 아픈 건 아픈 것도 아니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픔이 지나면 그 끔찍했던 통증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에 잘 참았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켰습니다. 뼈를 잘라냈는데 다음 날부터 앉고 일어서는 게 가능했습니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아 걸었습니다. 혼자 걷는 게 아니라 기구에 의지해서였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그 말할 수 없이 끔찍했던 통증이 없어진 거였습니다. 수술 부위만 아팠습니다. 열흘 입원 후 퇴원했습니다. 회복은 빨랐습니다.

 

안 아프니까 살겠더라고요

오른쪽이 회복되면서 느낀 건 왼쪽도 빨리 수술받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정형외과 진료가 있던 날 왼쪽 수술 결정을 말씀드리고 3개월 후로 날짜를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 수술해 봐서 더 무서웠겠다고 했는데, 저는 아니었습니다. 안 아플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더 빨리 수술받고 싶었습니다. 눈 뜨면 다 끝나있을 걸 아니까.

왼쪽도 오른쪽과 똑같은 절차를 밟고 수술받고 회복했습니다.

수술 후 한 달 정도까진 앉고 서고 걷는 게 다소 불편했습니다. 누워도 돌아눕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양반다리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고, 바닥에도 앉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바닥에 앉아본 적이 없습니다. 식탁생활과 침대를 씁니다. 아프면서 생활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요즘 인공관절은 30년 이상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되도록 오래 쓰려면 필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왼쪽도 회복하면서 완전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에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강에서 열심히 걷고 왔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N) 수술 기록

항목 상황 정리
수술 결정 시기 두 번째 정형외과 진료, 검사 결과 악화 후
수술 대기 원래 6개월 대기, 교수님 스케줄 조정으로 단축
수술 순서 오른쪽 먼저, 3개월 후 왼쪽
수술 시간 약 3시간
입원 기간 각 10일
수술 후 변화 끔찍했던 통증 사라짐, 다음 날부터 워커(보행기), 목발로 보행 가능
생활 변화 바닥 생활 금지, 식탁과 침대 사용으로 전환
현재 일상생활 가능, 꾸준히 걷기 운동 중

 

자주 묻는 질문

Q. 대퇴골 무혈성 괴사는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운동과 재활을 먼저 시도했습니다. 다만 진행이 많이 됐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까지 왔을 때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수술 여부와 시기는 담당 의사와 본인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인공관절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저는 가능합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걸을 수 있었고, 회복도 빠른 편이었습니다. 다만 바닥에 앉거나 양반다리 같은 특정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인공관절을 오래 쓰려면 생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Q. 수술이 무섭지 않으셨나요?
처음엔 무서웠습니다. 내 뼈를 잘라내고 인공관절을 넣는다는 게 두려웠습니다. 근데 통증이 너무 심해지면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빨리 낫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두 번째 수술은 오히려 빨리 받고 싶었습니다. 안 아플 생각을 하니까요.

 

마무리

수술 전 처음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일상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걸 경험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한테는 수술이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완벽했던 내 다리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덜 회복된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한강을 걷고 왔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루푸스와 함께 살면서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다음 기록에서는 그중 하나, 시간 순서로는 대상포진과 신염 사이에 있었던 일을 씁니다.

 

※ 이 글은 루푸스를 진단받은 환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을 대체하지 않으며, 건강 관련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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