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경험10 친구들과의 약속 잡는 방식이 루푸스 이후 달라진 이유 예전에는 달력부터 봤습니다.이번 주 토요일 괜찮아? 다음 주 점심 어때?날짜가 비어 있으면 약속을 잡았습니다. 비어 있다는 게 곧 갈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지금은 조금 다릅니다.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약속 날짜를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왜 약속 시간을 오전이나 점심으로 잡게 됐을까?저녁 약속이 힘들어진 건 어느 순간부터였습니다.저녁 약속은 보통 여섯 시나 일곱 시에 시작합니다. 거기서 두세 시간 있다가 집에 오면 열 시가 넘습니다. 씻고 나면 자정 가까이 됩니다.딱 하루만 그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습니다.늦게 귀가한 다음 날은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습니다. 전날 몇 시간 이야기하고 웃.. 2026. 7. 6. 루푸스 피로는 피곤한 거랑 뭐가 달랐을까 한동안 피곤한 거랑 같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많이 걸었으니까 피곤한 거고, 잠을 못 잤으니까 피곤한 거고, 집안일을 많이 했으니까 피곤한 거라고. 이유가 있으면 납득이 됐습니다. 자고 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근데 자고 일어나도 어제랑 별 차이 없는 아침이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 있었는데 저녁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찾으려고 했는데 딱히 없었습니다. 전날 무리한 것도 없었고, 잠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오늘 하루가 벌써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었습니다.그냥 피곤한 날이랑 뭔가 달랐습니다. 어떻게 다른지는 그때 몰랐습니다.그때는 그냥 내가 게을러진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다 똑같은 피곤인 줄 알았습니다루푸스를 진단받고 나서도 한동안 구분하지 못했습니다.늦게 .. 2026. 6. 24. 루푸스 관해기일 때 오히려 조심하는 행동 7가지 예전에는 관해기가 오면 다시 예전처럼 지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루푸스를 오래 앓다 보면 아플 때보다 괜찮을 때 더 무리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플 때는 자연스럽게 조심합니다. 밖에 잘 안 나가고, 일정을 줄이고, 몸 상태를 자주 봅니다. 근데 괜찮아지면 그 기준이 흐려집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문제는 괜찮은 날이 계속되면 조심하던 것들을 하나씩 다시 하게 됩니다. 명절에 바닥에 앉고, 하루에 약속을 두 개 잡고, 봄날 한강에서 두 시간 넘게 걷고. 당일은 버텨졌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습니다.이번 글은 그 시기에 제가 실제로 줄인 행동들입니다.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저한테는 관해기를 조금 오래 유지하게 도와준 기준들이었습니다. 관해기일수록 기준이 흐려졌.. 2026. 6. 18. 루푸스 경험 기록 #21: 내가 병원에 가야겠다고 판단하는 순간들 루푸스를 진단받고 나서 한동안 헷갈리는 게 있었습니다.이게 그냥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하는 건지. 루푸스가 있으면 매일 조금씩 불편한 게 기본값입니다. 아침이 무겁고, 피로가 쌓이고, 관절이 뻐근한 게 일상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어디서부터 그냥 넘기고, 어디서부터 움직여야 하는지 기준이 없었습니다.처음엔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별거 아니라는 말을 몇 번 듣고 나서는 반대로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버티다가 크게 된 경험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두 번째 대상포진 때, 신염 때, 대퇴골 무혈성 괴사 때. 다 버티다가 더 힘들게 치료받은 경우들이었습니다.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기준이 생겼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가끔 판단이 흐릴 때가 .. 2026. 6. 3. 루푸스 경험 기록 #12: 여드름인 줄 알았습니다 - 첫 번째 대상포진 ▶ 이 글 요약두 번째 퇴원 후 두 달쯤 지났을 때, 왼쪽 눈가와 이마에 뭔가 생겼습니다. 여드름인 줄 알고 손으로 짜고 연고를 발랐습니다. 대상포진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루푸스 환자에게 합병증이 어떻게 오는지, 그 첫 번째 경험에 대해 씁니다. 여드름인 줄 알았습니다두 번째 퇴원을 하고 나서 두 달쯤 지났을 때였습니다.왼쪽 눈가와 이마 쪽에 뭔가 볼록하게 올라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여드름인 줄 알았습니다. 피부에 뭔가 나면 여드름이겠거니 하던 때였으니까요. 손으로 짜보기도 하고, 여드름 연고도 발라봤습니다. 근데 짤수록 아팠습니다. 일반 여드름이랑 느낌이 달랐습니다. 손을 댈 때마다 통증이 있었고,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았습니다.그래도 그냥 여드름이겠거니 했습니다. 며칠을 .. 2026. 5. 18. 루푸스 경험 기록 #11: 반복되는 사이, 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 이 글 요약루푸스 활성기와 관해기가 반복되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괜찮아지긴 하는데 예전만큼 괜찮아지지 않는 느낌. 몸이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변화를 처음 알아챘던 시기에 대해 씁니다.괜찮아지는 것과 나아지는 것은 달랐습니다활성기가 지나고 나면 괜찮아졌습니다.열이 잡히고, 손가락 부기가 빠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번도 넘겼다 싶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 관리하면 이렇게 넘길 수 있는 거겠지 했습니다. 처음 퇴원하고 나서 재발을 겪고, 두 번째 입원을 하고, 그걸 또 넘기고. 그렇게 반복하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익숙해진다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 2026. 5. 1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