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루푸스일상17

루푸스 이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바뀐 것 예전에는 목적지를 먼저 정했습니다.어디를 갈까부터 시작했습니다. 지도 앱을 열고 맛집을 저장하고 카페 리스트를 만들고, 그다음에 숙소를 찾았습니다. 가고 싶은 곳이 먼저였고 나머지는 그다음이었습니다.지금은 조금 다릅니다.여행지를 정하기 전에 먼저 살피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됐는지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베트남에 다녀온 이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보는 건 이동 시간이었습니다친구들과 베트남을 9박 10일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준비할 때는 신났습니다. 어디를 갈지 같이 찾아보고, 맛집 리스트 만들고, 숙소 고르고. 출발하는 날도 좋았습니다. 공항에서 체크인하고 비행기를 탔을 때는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었습니다.문제는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였습니다.베트남 햇빛은 생각보다 .. 2026. 7. 3.
루푸스 병원 가는 날 내가 전날부터 확인하는 것들 병원 예약은 보통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음 날짜를 잡아둡니다.상태가 안정적인 지금은 대개 세 달에 한 번 병원에 갑니다. 달력에도 적어두고 핸드폰 알림도 맞춰둡니다. 그런데도 전날이 되면 다시 확인합니다. 몇 시인지, 혈액검사가 있는 날인지 없는 날인지, 어느 병원인지 한 번 더 봅니다.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눈으로 다시 봐야 마음이 놓입니다.그 사이에 몸 상태가 달라지는 날이 있고, 약이 바뀌기도 하고, 검사 결과를 보면서 숫자가 오르내리는 걸 확인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가는 날은 그냥 다녀오면 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준비가 필요한 날이었습니다.준비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닙니다. 챙겨야 할 것들이 있고, 물어봐야 할 것들이 있고, 잊으면 "아, 맞다..." 하고 집에 오는 길에 .. 2026. 7. 1.
루푸스 관해기일 때 오히려 조심하는 행동 7가지 ▶ 이 글 요약관해기는 증상이 없는 시기이지, 몸이 예전으로 돌아간 시기는 아닙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이후 시댁 명절 자리에서 처음 바닥 대신 의자를 골랐던 순간, 그리고 그 이후 관해기마다 실제로 지키고 있는 7가지 기준을 정리합니다. 관해기라는 말이 주는 착각병원에서 관해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좋은 소식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수치가 안정됐고, 증상도 거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를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관해기는 염증 수치가 낮게 유지되는 시기일 뿐, 면역 체계가 예전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문제는 몸으로 느껴지는 게 없다는 겁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조심할 이유도 같이 사라집니다. 활성기에는 자연스럽게 몸을 사립니다. 외출을 줄이고, 일정.. 2026. 6. 18.
루푸스 경험 기록 #23: 왜 아침마다 약보다 먼저 확인하게 됐을까 약을 잘 먹으면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루푸스를 처음 진단받았을 때는 그랬습니다. 약만 빠뜨리지 않으면 관리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약이 전부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약 먹는 것 외에 따로 확인하는 게 없었습니다. 그냥 습관처럼 먹고 나가면 됐습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약보다 먼저 보게 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약을 먹기 전에, 병원에 가기 전에, 수치를 확인하기 전에. 아침부터 평소랑 다르다고 느끼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알아채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버티다가 쓰러지고, 늦게 병원 가서 후회하고. 두 번째 대상포진 때 3주를 버텼던 것, 신염 때 동네 병원만 갔다가 새벽에 응급실을 갔던 것.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습니다. 누가 알려준 건 아니었지만.. 2026. 6. 12.
루푸스 경험 기록 #22: 루푸스가 있어도 평범한 하루가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근데 평범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루푸스를 진단받고 나서 한동안 평범한 하루가 뭔지 몰랐습니다. 아프지 않은 날이 평범한 건지, 약을 먹고 버티는 날이 평범한 건지. 기준 자체가 없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왜 나는 이 정도도 못 하나 싶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압니다. 루푸스가 있는 사람의 평범한 하루는 루푸스가 없는 사람의 평범한 하루랑 다릅니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늘 모자랍니다. 그 비교를 그만두는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지금 제 하루는 아침 약부터 저녁 준비까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하루를 있는 그대로 적어봅니다. 아침: 몸 상태 확인과 약 복용으로 시작하는 루틴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천천히 구부려봅니다. 손목을 돌려봅니다. 오늘 관절 상태.. 2026. 6. 8.
루푸스 경험 기록 #21: 내가 병원에 가야겠다고 판단하는 순간들 루푸스를 진단받고 나서 한동안 헷갈리는 게 있었습니다. 이게 그냥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하는 건지. 루푸스가 있으면 매일 조금씩 불편한 게 기본값입니다. 아침이 무겁고, 피로가 쌓이고, 관절이 뻐근한 게 일상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어디서부터 그냥 넘기고, 어디서부터 움직여야 하는지 기준이 없었습니다. 진단받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이 애매함이 특히 힘들었습니다. 매번 병원에 물어보기도 눈치 보이고, 그렇다고 혼자 판단하기엔 확신이 없었습니다.처음엔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별거 아니라는 말을 몇 번 듣고 나서는 반대로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버티다가 크게 된 경험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두 번째 대상포진 때, 신염 때, 대퇴골 무혈성 괴사 때. .. 2026. 6. 3.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