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기록3 루푸스 경험 기록 #20: 재발과 합병증을 겪고 나서 바뀐 생각들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어떤 날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내 몸 안에 시한폭탄이 있는 것 같다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느낌. 루푸스가 활성화될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오릅니다. 괜찮다 싶으면 또 무너지고, 무너지면 또 일어나고. 그 반복 생활이 28년이었습니다.스무 살에 진단받았을 때는 앞이 안 보였습니다. 루푸스가 뭔지도 몰랐고, 완치가 없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무서웠습니다. 이십 대를 아프고 상처받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대상포진이 왔고,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고, 신염이 왔고, 대퇴골 무혈성 괴사로 수술을 두 번 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활성화되고, 입원하고, 회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걸 반복했습니다.지금 나이 마흔여덟입니다.그 시.. 2026. 6. 1. 루푸스 경험 기록 #19: 루푸스와 살면서 생긴 나만의 기준들 28년 동안 쌓인 것들병원에서 알려준 게 아닙니다.책에서 읽은 것도 아닙니다. 루푸스와 28년을 살면서 몸으로 익힌 것들입니다. 틀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한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저한테는 이게 기준이 됐습니다.루푸스를 처음 진단받았을 때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약을 먹으면 안 아프고, 그냥 잘 사는 줄 알았습니다. 재발하고, 입원하고, 합병증 겪고, 수술하고. 그 모든 과정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긴 것들입니다.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겨둡니다.루푸스는 사람마다 경과가 다릅니다. 같은 진단을 받아도 증상이 다르고, 합병증이 다르고, 약물 반응이 다릅니다. 그래서 여기 쓰는 것들이 모든 루푸스 환자한테 똑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 2026. 5. 31. 루푸스 경험 기록 #18: 스무 살의 아침과 마흔여덟의 아침(조조강직 28년 기록)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30분이 걸렸습니다 스무 살의 아침은 그랬습니다.눈은 떠지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손가락, 손목, 무릎, 발목이 전부 굳어있었습니다. 하나씩 풀어가면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30분. 그게 매일 아침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루푸스 때문인지도 몰랐습니다. 베이커리에서 한 달 가까이 쉬는 날 없이 일했으니까,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했습니다.그 시절 아침은 두려웠습니다. 눈을 뜨는 게 반갑지 않았습니다. 일어나야 하는데 몸이 안 따라오는 그 답답함. 화장실이 3미터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게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힘들어도 일어나기만 하면 또 어떻게든 움직여졌습니다. 근데 퇴근하고 누우면 다음 날 아침에 또 그 상태가 반복됐습니다. 그 반복이 몇 .. 2026. 5.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