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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약속 잡는 방식이 루푸스 이후 달라진 이유 예전에는 달력부터 봤습니다.이번 주 토요일 괜찮아? 다음 주 점심 어때?날짜가 비어 있으면 약속을 잡았습니다. 비어 있다는 게 곧 갈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지금은 조금 다릅니다.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약속 날짜를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왜 약속 시간을 오전이나 점심으로 잡게 됐을까?저녁 약속이 힘들어진 건 어느 순간부터였습니다.저녁 약속은 보통 여섯 시나 일곱 시에 시작합니다. 거기서 두세 시간 있다가 집에 오면 열 시가 넘습니다. 씻고 나면 자정 가까이 됩니다.딱 하루만 그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습니다.늦게 귀가한 다음 날은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습니다. 전날 몇 시간 이야기하고 웃.. 2026. 7. 6.
루푸스 이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바뀐 것 예전에는 목적지를 먼저 정했습니다.어디를 갈까부터 시작했습니다. 지도 앱을 열고 맛집을 저장하고 카페 리스트를 만들고, 그다음에 숙소를 찾았습니다. 가고 싶은 곳이 먼저였고 나머지는 그다음이었습니다.지금은 조금 다릅니다.여행지를 정하기 전에 먼저 살피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됐는지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베트남에 다녀온 이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보는 건 이동 시간이었습니다친구들과 베트남을 9박 10일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준비할 때는 신났습니다. 어디를 갈지 같이 찾아보고, 맛집 리스트 만들고, 숙소 고르고. 출발하는 날도 좋았습니다. 공항에서 체크인하고 비행기를 탔을 때는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었습니다.문제는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였습니다.베트남 햇빛은 생각보다 .. 2026. 7. 3.
루푸스 병원 가는 날 내가 전날부터 확인하는 것들 병원 예약은 보통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음 날짜를 잡아둡니다.상태가 안정적인 지금은 대개 세 달에 한 번 병원에 갑니다. 달력에도 적어두고 핸드폰 알림도 맞춰둡니다. 그런데도 전날이 되면 다시 확인합니다. 몇 시인지, 혈액검사가 있는 날인지 없는 날인지, 어느 병원인지 한 번 더 봅니다.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눈으로 다시 봐야 마음이 놓입니다.그 사이에 몸 상태가 달라지는 날이 있고, 약이 바뀌기도 하고, 검사 결과를 보면서 숫자가 오르내리는 걸 확인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가는 날은 그냥 다녀오면 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준비가 필요한 날이었습니다.준비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닙니다. 챙겨야 할 것들이 있고, 물어봐야 할 것들이 있고, 잊으면 "아, 맞다..." 하고 집에 오는 길에 .. 2026. 7. 1.
루푸스 환자인 걸 숨기고 괜찮은 척했던 날들 그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이번 글은 평소와 다르게 편지 형식으로 적어봅니다. 그때의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베이커리에서 일하던 스무 살의 너에게.아프다고 말하면 그 자리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끼고 나서, 너는 괜찮다는 말을 배웠어. 조금 힘들어도 괜찮다고,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오늘만 지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잖아.그 생각, 틀린 건 아니었어. 다만 오늘 하루만 지나가는 게 아니었을 뿐이야. 그때는 몸이 보내는 신호와 마음이 하는 말이 따로 놀았어. 몸은 이미 힘들다고 하는데, 마음은 그 정도는 괜찮다고 우겼거든. 그 둘 사이에서 늘 마음이 이겼고, 그 대가는 항상 며칠 뒤에 찾아왔어. 결혼하고 새 직장에 들어갔을 때 너를 기억해. 루푸스를 진단받은 채로 입사한 지 얼.. 2026. 6. 29.
루푸스 피로는 피곤한 거랑 뭐가 달랐을까 ▶ 이 글 요약한동안 피곤한 것과 같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고 나면 나아지는 피곤함과, 자도 그대로인 피로함.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해 놓쳤던 순간들, 그리고 지금 제가 두 가지를 나누는 실제 기준을 정리합니다. 처음에는 다 똑같은 피로인 줄 알았습니다늦게 자서 피곤, 외출을 많이 해서 피곤, 청소를 해서 피곤. 이유가 있는 피곤함은 그럭저럭 납득이 됐습니다. 하루 자고 나면 완전하지는 않아도 어제보다는 나았습니다. 루푸스가 있으면 피로가 좀 더 심한 편이라고만 생각했고, 그래서 더 자고 덜 움직이는 쪽으로 대응했습니다.문제는 그렇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 날이 있었다는 겁니다. 전날 특별히 무리한 것도 없었는데 눈을 뜨자마자 하루가 이미 버겁게 느껴지는 날. 그때는 그게 왜 다른 건지 설명할 방법이 없었.. 2026. 6. 24.
루푸스 관해기일 때 오히려 조심하는 행동 7가지 ▶ 이 글 요약관해기는 증상이 없는 시기이지, 몸이 예전으로 돌아간 시기는 아닙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이후 시댁 명절 자리에서 처음 바닥 대신 의자를 골랐던 순간, 그리고 그 이후 관해기마다 실제로 지키고 있는 7가지 기준을 정리합니다. 관해기라는 말이 주는 착각병원에서 관해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좋은 소식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수치가 안정됐고, 증상도 거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를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관해기는 염증 수치가 낮게 유지되는 시기일 뿐, 면역 체계가 예전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문제는 몸으로 느껴지는 게 없다는 겁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조심할 이유도 같이 사라집니다. 활성기에는 자연스럽게 몸을 사립니다. 외출을 줄이고, 일정.. 2026.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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