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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9

루푸스 이후 가족을 챙기기 전에 내 몸부터 살피게 된 이유 예전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났습니다.몸이 어떤지는 나중이었습니다. 먼저 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했습니다.루푸스를 앓고 있었지만, 아침마다 제 몸을 살피는 일은 늘 뒤로 미뤘습니다. 남편 아침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조금 피곤해도 괜찮겠지 했습니다.그런데 지금은 아침이 조금 달라졌습니다.일어나기 전에 먼저 제 몸부터 살핍니다.왜 내 몸은 항상 마지막이었을까?남편을 출근시키고 나면 혼자 하루가 시작됐습니다.아침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했습니다. 장을 봐야 하는 날은 그것도 했습니다. 저녁 준비는 오후부터 생각했습니다.순서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 순서 어디에도 내 몸을 확인하는 자리는 없었습니다.몸이 조금 이상해도 일단 했습니다... 2026. 7. 9.
친구들과의 약속 잡는 방식이 루푸스 이후 달라진 이유 예전에는 달력부터 봤습니다.이번 주 토요일 괜찮아? 다음 주 점심 어때?날짜가 비어 있으면 약속을 잡았습니다. 비어 있다는 게 곧 갈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지금은 조금 다릅니다.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약속 날짜를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들이 생겼습니다.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왜 약속 시간을 오전이나 점심으로 잡게 됐을까?저녁 약속이 힘들어진 건 어느 순간부터였습니다.저녁 약속은 보통 여섯 시나 일곱 시에 시작합니다. 거기서 두세 시간 있다가 집에 오면 열 시가 넘습니다. 씻고 나면 자정 가까이 됩니다.딱 하루만 그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습니다.늦게 귀가한 다음 날은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습니다. 전날 몇 시간 이야기하고 웃.. 2026. 7. 6.
루푸스 병원 가는 날 내가 전날부터 확인하는 것들 병원 예약은 보통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음 날짜를 잡아둡니다.상태가 안정적인 지금은 대개 세 달에 한 번 병원에 갑니다. 달력에도 적어두고 핸드폰 알림도 맞춰둡니다. 그런데도 전날이 되면 다시 확인합니다. 몇 시인지, 혈액검사가 있는 날인지 없는 날인지, 어느 병원인지 한 번 더 봅니다.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눈으로 다시 봐야 마음이 놓입니다.그 사이에 몸 상태가 달라지는 날이 있고, 약이 바뀌기도 하고, 검사 결과를 보면서 숫자가 오르내리는 걸 확인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가는 날은 그냥 다녀오면 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준비가 필요한 날이었습니다.준비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닙니다. 챙겨야 할 것들이 있고, 물어봐야 할 것들이 있고, 잊으면 "아, 맞다..." 하고 집에 오는 길에 .. 2026. 7. 1.
루푸스 환자인 걸 숨기고 괜찮은 척했던 날들 그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이번 글은 평소와 다르게 편지 형식으로 적어봅니다. 그때의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베이커리에서 일하던 스무 살의 너에게.아프다고 말하면 그 자리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끼고 나서, 너는 괜찮다는 말을 배웠어. 조금 힘들어도 괜찮다고,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오늘만 지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잖아.그 생각, 틀린 건 아니었어. 다만 오늘 하루만 지나가는 게 아니었을 뿐이야. 그때는 몸이 보내는 신호와 마음이 하는 말이 따로 놀았어. 몸은 이미 힘들다고 하는데, 마음은 그 정도는 괜찮다고 우겼거든. 그 둘 사이에서 늘 마음이 이겼고, 그 대가는 항상 며칠 뒤에 찾아왔어. 결혼하고 새 직장에 들어갔을 때 너를 기억해. 루푸스를 진단받은 채로 입사한 지 얼.. 2026. 6. 29.
루푸스 관해기일 때 오히려 조심하는 행동 7가지 ▶ 이 글 요약관해기는 증상이 없는 시기이지, 몸이 예전으로 돌아간 시기는 아닙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수술 이후 시댁 명절 자리에서 처음 바닥 대신 의자를 골랐던 순간, 그리고 그 이후 관해기마다 실제로 지키고 있는 7가지 기준을 정리합니다. 관해기라는 말이 주는 착각병원에서 관해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좋은 소식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수치가 안정됐고, 증상도 거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단어를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관해기는 염증 수치가 낮게 유지되는 시기일 뿐, 면역 체계가 예전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문제는 몸으로 느껴지는 게 없다는 겁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조심할 이유도 같이 사라집니다. 활성기에는 자연스럽게 몸을 사립니다. 외출을 줄이고, 일정.. 2026. 6. 18.
루푸스 경험 기록 #22: 루푸스가 있어도 평범한 하루가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근데 평범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루푸스를 진단받고 나서 한동안 평범한 하루가 뭔지 몰랐습니다. 아프지 않은 날이 평범한 건지, 약을 먹고 버티는 날이 평범한 건지. 기준 자체가 없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왜 나는 이 정도도 못 하나 싶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압니다. 루푸스가 있는 사람의 평범한 하루는 루푸스가 없는 사람의 평범한 하루랑 다릅니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늘 모자랍니다. 그 비교를 그만두는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지금 제 하루는 아침 약부터 저녁 준비까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하루를 있는 그대로 적어봅니다. 아침: 몸 상태 확인과 약 복용으로 시작하는 루틴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천천히 구부려봅니다. 손목을 돌려봅니다. 오늘 관절 상태..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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